신혼부부

디지털노마드 첫걸음, 태안에서 살아볼까?

우물안둥구리 2022. 1. 2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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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노마드 첫걸음, 태안에서 살아볼까?

나는 마음속에 늘 외국에서 살고 싶다는 꿈과, 시골에서 한적하게 살고 싶은

조기은퇴 (파이어족)를 희망하며 살고 있다. 많이 벌고 적게 일하고 싶은 마음도 늘 함께하지.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이 말을 참 좋아한다. 내 인생에서 제일 잘한 건 치앙마이 한달살기 였다.

디지털노마드를 체험해보기위해 나는 일주일 연차를 쓰고 남편과 태안을 다녀왔다.
남편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직업인 개발자고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가능했다.
태안에서 일주일을 살기로 마음먹고 자발적 고립생활을 위한 음식들을 챙겨갔다.

와! 마당이 있으니 마스크없이 나갈 수 있어서 너무좋았다..!

요즘 아이들도 방학되면 강원도 한달살기, 충청도 한달살기 많이 하던데 우리집은 고양이가 있어서 다음에 한달로 갈 땐

반려동물도 가능한 곳을 알아보고 함께 데려가야겠다! 

도착하자마자 남편은 벽난로에 장작을 넣고,
짐을 옮기고, 노트북 셋팅을 다 하고 출근준비를 했다. (좋겠다. 이렇게 여행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

출근 준비를 한 남편은 집에서나 다름없이 노트북을 셋팅하고, 

나는 남편을 바라봤다. 나는 이제 뭘 해야하나... 나는 남편이랑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려고 여기를 왔는데,

남편은 9시부터 6시까지 일만 한다... 나는 나가서 산책도 좀 하고 싶고 동네 구경도 하고 싶었는데,

남편이랑 시간을 보내려면 주말까지 기다려야했다...

ㅋㅋ맙소사... 맞다... 남편은 공간의 제약이 없을 뿐, 일을 하긴 해야하니까... 

남편은 집에서나 여기 태안에 와서나, 점심시간이 되니 점심을 준비해준다.

나는 집을 벗어나서 호캉스같고 너무 좋은데, 이건 남편의 의견도 들어봐야한다. 

벽난로에 장작도 떼야하고, 같이 삼시세끼 다 챙겨먹어야 하고,  심지어 내가 심심하진 않은지 나까지 챙기고 있다...

오히려 남편은 여기와서 할일이 배가 된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누워서 드라마를 보거나, 유튜브를 볼 때도 남편은 저 자리 그대로 앉아 일을 했다.

대단해. 나는 누가 누워있거나 그럼 나도 누워서 핸드폰 하고 싶던데... 내가 휴가를 보내려고 온 것 같다. 

우리의 식량이 냉장고에서 하나씩 비어질 때면, 우리는 곧 여기를 떠나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준비해 간 음식들이 거의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차로 5분 걸리는 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서 장을 더 봐야하는

일이 일어났다. 시골에는 배민은 커녕, 배달이 되지 않으니 먹고싶은 음식을 1시간 내에 먹지 못한다는게 가장 와닿았다... 

어디를 가려고 해도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장농면허 인 나는... 정말 이 곳에 고립되어 있었다. 

이렇게 빛이 가득한 낮에는 집에만 있는게 너무 아쉬워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집 앞에 있는 해변에 다녀왔다.

마스크 없는 세상이 이렇게 그립다니... 무슨일이 있어도 1년에 1번 이상은 꼭 해외여행을 갔는데,

그게 너무 당연했는데 세상엔 당연한건 하나도 없다. 

우리집 단벌신사. 사실 여기 오면서 옷을 많이 챙겨오지 않았는데, 두벌정도와 잠옷...

ㅋㅋㅋ잠옷만 입고 다니고 나갈 땐 롱패딩 하나로도 충분했을것 같다. 피난 오듯 집에 있는 짐들과 음식을 다 가져오니

짐이 많을 수 밖에... 앞으로는 잠옷과 단벌생활을 해야겠다.

큰 집에 살아보는것도 꿈이였는데, 적당히 큰 집에 살고싶어졌다. 청소가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끝이 보이지 않은 일... 집이 크니까 청소를 해도 더 티가 안나는 것 같다.  

창이 크고 많은 집에 살고 싶다. 이렇게 눈이 오는 경관을 감상할 수도 있어서 너무 좋았다. 

결론은, 나는 너무 심심했고 본가에 맡기고 온 우리집 고양이가 너무 보고싶었고 

디지털노마드가 된 후 나도 남편 일하는 시간에 같이 일하고 이후에 무언가를 같이 해야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남편도 휴가를 내고 온전히 둘 다 자유로운 시간에 왔으면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하고, 동네 구경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우리 나중에 꼭 한달살기 같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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